초경부터 갱년기 이후까지 여성의 생애주기별 처방

10대부터 80대까지,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 처방

“심장의 열기가 조절되지 않기 때문에 화병이 쉽게 생깁니다. 열이 나고 안면홍조가 생깁니다.”

여성의 생애주기별로 한약 치료의 목표가 다릅니다. 10대에 생리가 시작되면서부터 폐경이 되는 50대, 폐경 이후의 60대까지 자궁과 심장의 관계가 주기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따라서 자궁과 심장의 관계에서 생애주기별로 치료해야 할 상황 자체가 다릅니다.

자궁이 성숙해가는 10대를 위한 처방

만 11~14세 사이에 초경이 시작되면 성 호르몬 분비가 시작됩니다. 초경하면서부터 자궁은 20세가 될 때까지 성숙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자궁의 성장, 발달을 도와서 몸에 어혈이 생기지 않고 생리 자체가 잘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때 꼭 필요한 두 가지 약물은 당귀와 천궁입니다. 당귀는 아시다시피 매우 유명한 천연 철분제입니다. 천궁은 유명한 천연 혈액순환제입니다. 이 두 가지를 옅은 농도로 하여 10대에 년 2회 정도 꾸준히 섭취합니다.

한약을 통해 자궁에 철분을 주고, 자궁 중심과 심장에서 적절하게 혈액순환이 이루어지면서 자궁 발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어혈을 예방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됩니다.

자궁 강화가 필요한 가임기 20대를 위한 처방

20대부터는 임신이 될 수 있는 가임 연령으로 들어갑니다. 이때는 언제든지 임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궁을 조금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10대 때 복용했던 약재에 두 가지를 더합니다. 흔히 ‘사물탕’이라고 표현하는데, 당귀, 천궁에 더하는 약재로는 숙지황, 백작약 등이 있습니다.

이런 약재를 20대 때 주기적으로 복용해서 양질의 식물성 천연 성분뿐만 아니라 심장, 나아가서 뇌까지 철분을 비롯한 미네랄과 다양한 성분들이 골고루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당귀에 천연 철분이 들어 있다고 하였는데, 숙지황에는 훨씬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10대 때 복용했던 당귀를 숙지황이 도와주고, 10대 때 복용했던 혈액순환제인 천궁을 백작약이 좀 더 도와주어서 언제든 임신이 될 수 있는 좋은 자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자궁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30대를 위한 처방

30대는 아쉽지만 중반을 기준으로 해서 자궁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30대가 되면 앞에서 설명해드렸던 사물탕에 두 가지 약재를 첨가해서 년 2회 정도 복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궁 기능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식물성 철분 성분보다는 밀도 대비 철분 성분이 더 많은 동물성 철분 성분이 들어가야 합니다. 동물성 철분 성분이 가장 많은 약재 두 가지가 바로 녹용과 녹각입니다.

이러한 약재들이 들어가서 30대 중반 전후로 떨어질 수 있는 자궁 기능을 끌어올리고, 자궁 주변의 철분의 생성과 흐름을 좋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심장 기능에 과부하가 걸리는 40대를 위한 처방

40대는 자궁 기능이 더 떨어집니다. 생리기간이 7일에서 5일로 짧아지거나, 생리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등 불규칙적입니다. 이렇게 자궁 기능이 점차 떨어져서 만 49세 전후로 해서 폐경이 올 수 있는 시기입니다.

게다가 자궁 기능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심장에 기능적인 과부하가 걸리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자궁뿐만 아니라 심장까지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30대 때 복용했던 자궁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 6가지에 심장 기능이 항진되는 것을 적절하게 조절해줄 수 있는 귀판, 황연 등의 동식물성 약재를 복합 처방하여 자궁과 심장의 밸런스를 맞춰주어야 합니다.

폐경이 되고 심장에 열이 오르는 50대를 위한 처방

50대가 되면 폐경이 됩니다. 결국 아쉽지만 자궁 기능은 퇴화하고 심장이 단독적으로 움직이는 시기가 됩니다.

이때부터는 심장의 열기가 조절되지 않기 때문에 화병이 쉽게 생깁니다. 열이 나고 안면홍조가 생깁니다. 또 열기로 인해 몸이 차분해지지 않아서 밤에 불면증까지 오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40대까지 복용했던 8가지 약재에 심장의 열을 꺼주는 약재인 생지황, 인동등 같은 약재를 첨가하여 심장의 열기와 화기를 적절하게 잡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몸이 건조해지는 60대를 위한 처방

60대에는 완전히 자궁의 기능이 바닥납니다. 자궁에서 제공하는 수의 기운과 심장의 화의 기운이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춰주어야 하는데, 아예 자궁 기능이 빠지게 되면서 심장의 화기가 더 치성하고 온몸에 열기가 퍼져나갑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몸이 건조해집니다.

우리 몸은 입안에서 침이 하루 1.5L 정도 적절하게 나와서 입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피부에도 적절하게 수분이 돌아야 합니다. 그런데 입도 마르고 피부도 마르는 건조증이 생기게 되고, 질도 건조해지면서 성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럴 때 60대는 적절하게 온몸에 수분과 진액을 공급하는 약재가 꼭 들어가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맥문동, 천문동 같은 약재입니다. 50대에 복용했던 약재에 맥문동, 천문동이 들어가서 심장과 자궁의 밸런스를 조금 더 맞춰주면서 건조함까지 신경 써야 하는 시기입니다.

오장의 기운, 소화기 기능이 떨어지는 70대를 위한 처방

70대는 자궁과 심장뿐만 아니라 오장의 기운이 다 떨어집니다. 오장의 전반적 기운이 떨어져서 75세 전후해서 갑자기 체력이 확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갱년기 증상에 만성피로가 복합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갱년기 패턴에 만성피로까지 겹치게 되면서 증상이 매우 다양해집니다.

70대 갱년기 증상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소화 기능 저하입니다. 많은 분들에게서 소화 기능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신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소화기 기능까지 떨어지게 되니까 음식을 제대로 못 먹습니다. 음식을 드셨다고 하더라도 그게 몸에 골고루 소화되어서 분산되지 못하니까 기력이 더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70대에는 비위 기능, 즉 소화 기능을 돕게 하기 위해서 소화 기능을 도와주는 두 가지 약재가 들어가야 합니다. 이 약재의 이름은 바로 신곡과 맥아입니다.

60대 복용했던 약재에 신곡, 맥아를 같이 먹게 되면 소화기까지 도와주어서 다른 음식들이 소화가 잘되도록 돕습니다.

모든 것이 만성피로로 귀결되는 80대를 위한 처방

80대는 갱년기를 더 지나서 오히려 모든 것이 만성피로로 귀결되는 시점입니다. 이때는 약의 용량과 약의 개수는 줄이되, 적지만 조금 더 효과적인 약을 써야 합니다.

대표적인 약재는 사향이나 침향 같은 약재입니다. 사향이나 침향이 들어 있는 공진단이라든지 육미공진단, 경옥단 등을 처방하되 양을 줄여서, 또는 간헐적으로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렇듯 10대부터 80대까지 여성분들은 생애주기별로 최소 년 2회 정도 본인 몸과 체질에 맞게 한약을 복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음식보다는 훨씬 더 영양 성분이 많고 피토케미칼이 풍부한 야생 약재를 꾸준히 복용하시면서 본인의 건강을 미리미리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갱년기 전에 대비하면 중년 이후에 갱년기가 왔다고 하더라도 매우 쉽고 짧고 극복하기 쉬운 상태로 지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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