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직결되는 청소년 만성피로를 해결하려면?
“만성피로와 성장을 떼어놓고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의 만성피로 해결 TIP
배한호: 최근에 많은 아이들이 만성피로에 찌들어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만성피로인지 모르고 지나쳐서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한의원에는 다른 증상으로 내원하셨는데, 그 증상의 원인이 만성피로인 경우도 많습니다. 청소년, 아이들의 경우에는 식욕부진, 집중력 저하, 더딘 성장 등의 증상으로 한의원을 찾습니다. 그 증상들이 왜 생겼는지를 검사해보면 만성피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박미경: 맞습니다. 저는 대치동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으니까 어린이, 청소년 환자들도 많이 오는데, 제가 봤을 때 좀 안타까운 케이스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오셔서 애가 앉아서 공부하다 보니까 어깨나 허리가 아프다고 침을 놔달라고 하고 가십니다.
그런데 아이의 상태를 보면 만성피로에 찌들어 있습니다. 이때는 어깨만 치료한다고 낫는 것도 아니라서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근본적인 치료를 들어가서 만성피로를 해결해주는 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
배한호: 저는 아침에 꼭 챙기는 게 있는데, 바로 조청입니다. 만성피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양질의 탄수화물이 들어가야 합니다.
조청은 우리가 오랫동안 먹어 와서 안전하기도 하고 적절하게 단맛이 있어 먹기도 좋습니다. 또 복잡하게 먹을 것 없이 물에 타 먹거나 몇 숟갈 떠먹으면 되니까 편합니다.
저는 조청을 아침마다 애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면 집중력도 좋아지고 덜 피곤해합니다. 또 입맛이 도니까 다른 음식도 더 잘 먹게 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따라서 애들이 아침을 잘 안 먹으려고 할 때는 대신 조청을 먹이는 방법을 씁니다.
박 원장님 같은 경우는 아까 말씀하셨듯이 대치동에 한의원이 있고, 또 아이를 대치동에서 키우시는 대치동 맘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위한 특별한 비법이 있으신가요?
박미경: 저도 아침 루틴을 많이 신경 씁니다. 애가 잘 못 일어나도 억지로 아침에 깨워서 햇빛을 보게 하고 밖에 데리고 나갑니다. 저희 강아지를 키워서 그게 더 쉽기는 합니다. 아침에 반려견하고 애를 일단 데리고 나갑니다.
우리 몸에도 시계 유전자가 있어서 하루의 리듬을 아침에 어떻게 세팅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제일 중요한 게 바로 눈 뜨자마자 햇빛을 눈으로 받는 것, 그리고 씹는 것, 걷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데리고 나가서 햇빛 보 고 걷게 하고, 아침 식사를 꼭 잘 챙겨 먹입니다.
배한호: 일상적으로 낮에 움직이고 밤에 잘 수 있도록 하는 것,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린아이들일수록 9~10시, 11시는 안 넘기고 자도록 하는 것만 유지해도 좋습니다.
박미경: 애들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침에 눈 뜨기를 힘들어합니다. 청소년 때는 유전적으로 그 시계가 자꾸 뒤로 늦춰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시계태엽 감듯이 아침마다 조여주어야 아이들의 하루 생활하고 패턴이 잘 잡힐 것 같습니다.
청소년 만성피로, 성장과 연관이 있을까?
배한호: 만성피로는 성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만성피로의 특징은 첫 번째가 식욕부진입니다. 뭔가 먹으려고 하는 의지도 없고 음식을 먹더라도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애들 만성피로의 특징입니다.
만성피로가 해결이 안 되면 식욕이 없고 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못 시키니까 기본적으로 성장에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순간 성장이 멈짓하거나 더딘 아이들의 만성피로를 해결해주면서 동시에 식욕을 늘리고 소화 기능을 개선하면 성장에서도 쭉 잘 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미경: 맞습니다. 만성피로와 성장을 떼어놓고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성장에 필요한 세 가지를 꼽자면 수면, 호흡, 영양입니다.
만성피로는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자는 동안에 성장호르몬이 나오면서 커야 하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호흡이 잘 안 됩니다. 만성피로 아이들을 보면 십중팔구는 다 비염을 끼고 있습니다. 얼굴에는 다크서클 있고, 말할 때도 코가 막힌 소리가 나는데 이런 친구들은 잘 클 수가 없습니다. 숨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은 영양인데, 이건 체질적으로 그럴 수도 있고, 피로로 인해서 식욕부진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인데도 침이 잘 안 나오면서 소화가 잘 안 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비위허증을 개선해주어서 영양을 잘 흡수할 수 있게 해줘야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배한호: 일단은 먹는 게 중요합니다. 유전적으로 보면 늘 먹어왔던 걸 먹는 게 가장 인체에는 유리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는 한식 패턴으로 먹어왔던 게 오랜 전통이기 때문에 조금 바쁘더라도 한식 패턴에 유사하게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식은 우리 몸에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뿐만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비타민, 미네랄, 미세영양소라고 불리는 피토케미컬까지 골고루 공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루 세끼는 못 먹이더라도 하루에 한두 끼 정도는 기존 한식 패턴을 유지하는 게 골고루 영양소를 공급받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미경: 저도 마찬가지로 한식을 굉장히 선호합니다. 저는 어머니들이 성장이 더디고 피로한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면 꼭 한식을 먹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국물 때문입니다.
한식의 국물에는 내 몸에 필요한 건강한 염분이 간장이나 된장 같은 발효된 건강한 형태로 들어 있습니다. 그 안에 무기질이나 수용성 영양소들이 많이 우러나 있기 때문에 국물을 드시는 게 무척 좋은 습관입니다.
그리고 소고기나 달걀 같은 것도 장조림 형태로 간장 양념해서 먹으면 아이들도 훨씬 잘 먹고 흡수를 잘 시킵니다. 특히 성장이 부진하고 피로한 아이들일수록 건강한 짭짤함을 꼭 챙겨주시라고 당부를 드립니다.
청소년 만성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배한호: 집에서 우리 아이가 만성피로가 아닌지 구별하는 방법을 저는 두 가지로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 아이가 피로를 호소하는 게 3개월까지 가느냐입니다. 2~3주 그러다가 괜찮아지면 만성피로가 아닙니다. 그런데 3개월 내내 피곤하고 의욕이 없다면 만성피로가 맞습니다.
두 번째, 입맛이 떨어지면 그건 100% 만성피로입니다. 따라서 피로한 상태가 3개월 지속되고 입맛까지 없다고 하면 꼭 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박미경: 식욕부진, 수면불량은 기본적으로 치료받아야 하는 기준입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보태자면 통증이 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가 자꾸만 머리나 배가 아프다고 해서 부모님이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검사상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일정 부위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에는 만성피로로 보고 반드시 치료하셔야 합니다.
배한호: 오늘 청소년, 우리 아이들 만성피로 주제로 의견을 나누어 봤습니다. 부모님들이 대부분 맞벌이고 서로 바쁘시다 보니까 아이의 만성피로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내 자녀를 굉장히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우리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만성피로가 아닌지 확인하시고 적절하게 치료받으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도 만성피로의 진실과 오해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