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다른 양상을 띠는 여성의 만성피로
“피로가 6개월 이 상 지속되고, 휴식을 취하더라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활동력이 반 정도로 줄어들게 되면 ‘만성피로’라고 부릅니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배한호: 안녕하세요. 배한호 한의사입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분이 저희 한의원에 오셨습니다.
박미경: 안녕하세요. 박미경 한의사입니다.
배한호: 안녕하세요, 원장님. 여기서 뵈니까 굉장히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네요. 방송 프 로그램에서 자주 보는 사이라서 그런지 더 반갑습니다. 박미경 원장님 같은 경우에 최근 3, 4년 동안 방송 활동이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진 료, 육아, 살림까지 하시니까 엄청 바쁘실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굉장히 더워 지고 있는데요. 이럴 때 특별히 피로 관리하시는 게 있으신지요?
박미경: 네, 있습니다. 요새 피곤한 데다 제가 더위에 약하거든요. 몸에 열이 좀 많아요. 그래 서 지칠 때가 많은데, 이럴 때 피로를 날리는 저만의 비법이 있습니다.
배한호: 박미경 원장님의 피로타파 비법이 굉장히 궁금합니다. 오늘 ‘만성피로’가 주제니 까 좋은 꿀팁이 있으면 있다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을 얼마 전에 설문 조사한 것을 제가 기사로 봤는데요. 직장인 10 명 중 4명은 만성피로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피로할까요?
박미경: 아무래도 업무 스트레스도 많고, 잠자는 시간도 예전보다 많이 짧아졌잖아요. 또 인 간관계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피곤하 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한호: 특히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집 밖으로 못 나가시고 거의 집에 갇혀있다시피 합니다. 어머님들 같은 경우에는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 산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집안에만 있으셔야 하니까 스트레스가 날로 쌓여갑니다. 이렇다 보니 피로가 만성피로로 가게 되고 몸 자체가 피로에 찌들 수밖에 없는 상태 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쉬고 회복될 수 있으면 그냥 ‘피로’라고 얘기하는데요. 피로가 6개월 이 상 지속되고, 휴식을 취하더라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활동력이 반 정도로 줄어들 게 되 면 ‘만성피로’라고 부릅니다.
박미경: 만성피로가 꽤 심각한 게 1년 중 6개월이 피로한 거잖아요. 또 활동력이 50% 떨어지 면 도대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 건지 정말 아득합니다. 만성피로로 인한 부작용도 많습니다. 특히 우리 여성분들은 피곤하면 피부에 딱 드러 나거든요. 트러블 생기고 다크서클 내려오고 칙칙해지니까 고민이신 분들이 많을 겁 니다. 우리 여성분들이 피로회복, 피부 관리 차원에서 비타민C도 많이 챙겨 드십니다.
배한호: 비타민C는 기본입니다. 인체 대사를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 곳곳에 비타민C가 꼭 필요합니다. 저도 뭔가 피로하다고 할 때는 일차적으로 챙겨먹 는 것이 바로 비타민C입니다. 과일로 먹기도 하지만, 못 먹을 때는 비타민C를 한 번 씩 먹습니다.
박미경: 그러고 보니 비타민C가 내과적으로 피로도 풀어주지만, 피부의 콜라겐 합성에도 꼭 필요하네요. 어떻게 보면 한약의 원리도 비타민C의 원리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만성피로
배한호: 한약에도 ‘백작약’이라는 재료가 있습니다. 백작약은 혈액순환을 돕는 약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백작약 같은 신맛 나는 재료는 비타민C의 함량이 높습니다. 우리도 전통적으로 비타 민C를 탕약 처방할 때나 환을 만들 때 씁니다.
사실 여성분들의 만성피로는 남성분들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감정의 기복이 있습니다. 감정의 기복이란 정신적으로 다양하게 생기는 욕 구가 있고, 이 욕구를 풀어낼 수 있어야 건강하고 활발하고 피로를 덜 느끼게 됩니다.
여성분들은 첫 번째, 사회적으로 본인이 뜻한 바를 이룰 수 없는 구조적인 부분이 아 직 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근원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출산, 육아를 하면서 갑상선 기능이 정상범위 내에서 더 떨어지게 되면서 피로감이 오기도 합니다. 출산하면서 자궁 주변에 알게 모르게 생기는 골반 주변의 손상 등에 대한 관리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찾아보고 본인 체질에 맞도록 체계 있게 관리해야 만성피로가 해결됩니다. 만성피로를 단순하게 일시적으로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만성 피로를 키워서 몸 여러 군데 근육통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체질과 상황에 맞도록 체계 있게 치료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미경: 맞습니다. 만성피로를 질병으로 보고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명명하기도 합니다. 만성 피로로 인한 두통, 우울증, 불면증, 근육통, 관절통, 소화불량 등을 뭉뚱그려서 질환 으로 봅니다. 그만큼 치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은 또 하나의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있습니다. 남성호르몬은 시간에 따라 단계 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갱년기가 확 오거나 하지 않고, 조용히 기운이 떨어집니 다. 반면 여성들의 경우에는 여성호르몬이 뚝 떨어지잖아요. 35세부터 급격히 떨어져서 바닥 수준으로 가다 보니까 딱 그 나이 대를 지나면서 진짜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여성의 만성피로 관리법,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배한호: 박 원장님도 40대 중반으로 만성피로로 들어가는 연령대입니다. 만성피로, 어떻게 관 리하고 계시는지요?
박미경: 원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들은 울화가 많이 생깁니다. 신장과 간의 열이 치솟 다 보면 더 피곤해지고 피부도 안 좋아집니다. 따라서 저는 열을 해독할 수 있는 걸 항상 가까이합니다. 녹색 식품에는 열을 끄는 작용이 많습니다. 특히 대표적으로 저는 녹두를 아침마다 갈아먹습니다. 녹두는 열독을 꺼주고 피로도 풀어주지만 피부도 하얗게 만들어줍니 다. 그래서 녹두요법을 하고 있습니다.
배한호: 저는 녹두죽을 체기가 있을 때만 한 번씩 쓰는 목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의 계의 대표미인이자 영화배우 출신인 박미경 원장님이 실제 하고 계신 방법이군요. 저 도 아침마다 녹두죽을 먹고 박미경 원장님처럼 탄력 있는 피부를 가꿔보도록 해야겠 습니다.
박미경: 녹두죽이 좋긴 한데, 배가 냉하신 분들은 설사하거나 가스가 찰 수 있으니까 한번 드 셔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배한호: 오늘 여성분들의 만성피로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육체적인 만성피로의 원인 은 혈액검사를 통해서 추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혈액검사상 정상이지만 피로할 수밖에 없는 정신적인 요인이 많습니다. 이는 구체적 인 상담과 체질 분석을 통하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성피로를 비타민C나 간단한 것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본인의 만성피로가 해결되지 않으시면 꼭 한의원에서 체질 분석과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서 만성피로를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일상에서 좀 더 활력 있는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