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기침, 잘 먹던 한약이 써지면 몸이 좋아지는 것

만성기침 치료 후, 달짝지근한 체력 보강용 한약이 오히려 쓰게 느껴진다면?

만성기침 치료가 끝나고 나면 코나 구강, 호흡기 계통에 쌓여있던 염증이 사라져 음식이나 한약의 맛과 향을 더 잘 느끼게 됩니다.

일반 한약보다 쓴맛이 강한 만성기침 한약

만성기침으로 내원한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는 복용하게 될 한약이 조금 쓴 편이라고 미리 이야기합니다. 특히 만성기침에 사용되는 한약재는 대부분 쓴맛이 상당히 강합니다.

그래서 일반 한약을 잘 복용하는 어른들도 만성기침 한약이 너무 쓰다고 얘기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의 경우는 얼마나 먹기가 어렵겠습니까.

그래도 지금까지 만성기침 한약을 복용한 소아청소년 환자 10명 중 9명은 별말 없이 무난히 한약을 복용한 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비교적 달짝지근한 체력 보강용 한약이 더 쓰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만성기침 한약을 1~6개월, 길게는 2~3년까지 잘 복용하던 아이들이 기침이 좋아지고 난 후에 지어준 보약은 오히려 써서 못 먹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성기침 한약과는 달리 예방 목적, 혹은 체력 보강용 한약은 오히려 맛이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정말 쓰디쓴 기침 한약은 잘 복용하고, 달짝지근하고 맛있는 보약용 한약은 잘 복용하지 못합니다.

만성기침이 좋아진 후, 한약이 더 쓰게 느껴지는 이유

왜 그럴까요? 궁금하시죠? 그 이유는 첫째, 쓴맛은 그 자체로 항염증 효과가 있습니다. 쓴맛은 다양한 폴리페놀로 구성되어 일종의 천연항생제로 작용합니다.

쓴맛이 염증을 없애주기 때문에 염증이 있는 동안은 상대적으로 인체가 쓴맛을 잘 받아들이는 겁니다. 두 번째는 코나 구강 호흡기 주변에 염증이 있으면 냄새를 잘 못 맡거나 맛을 잘 못 느끼게 됩니다.

쓴 한약이 쓴지를 모르는 거죠. 무슨 맛인지, 무슨 향인지 모르고 먹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만성기침 치료가 끝나고 나면 코나 구강, 호흡기 계통에 쌓여있던 염증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쓴맛에 대한 필요성이 적어지고, 음식이나 한약의 맛과 향도 더 잘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후에 먹는 한약은 그 맛과 향이 온전하게 느껴지고 인체도 상대적으로 쓴맛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괜찮던 한약이 갈수록 써지나요? 그렇다면 몸이 좋아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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